지난 1989년에 렉서스 LS 400이 처음으로 선보였을 당시에 도요타는 일본자동차 회사들도 세계적인 수준의 럭셔리 세단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로부터 약 20년 뒤에 한국 최대의 자동차 기업인 현대도 제네시스 세단을 새롭게 출시하며 도요타가 걸었던 길을 그대로 밟으려는 야심찬 시도를 단행했고 실제로 제네시스 세단은 수많은 상들을 휩쓸며 현대의 어찌 보면 무모한 계획이 절대로 불가능한 꿈이 아니란 사실을 충분히 보여줬다.
유럽산 프리미엄 자동차들과 경쟁하고 있는 렉서스 브랜드처럼 현대 역시도 제네시스라는 명칭을 아예 별도의 브랜드로 독립시켜서 G90과 G80이라는 두 종류의 세단을 보유한 럭셔리 라인으로 새롭게 탄생시켰다.
제네시스는 현재는 두 종류의 차종밖에 없지만 최근에 G70 스포츠 세단이 새롭게 캐나다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이다.
또한 럭셔리 크로스오버 차량들도 개발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조만간 다른 럭셔리 브랜드와 직접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풀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는 캐나다 소비자들에게 “Genesis at Home”이라는 특별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는 고객이 직접 매장에 들를 필요 없이 집으로 시승차를 가져오도록 요청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계약 역시도 집에서 할 수 있으며 차에 이상이 생기거나 서비스를 받을 때에도 담당자가 직접 집을 방문하여 차를 픽업해 갈 수 있도록 되어 있는 특별한 고객우선 정책이다.
또한 무상품질보증 기간 중에는 위성라디오 구독비와 네비게이션 업데이트 비용도 모두 제네시스 측에서 부담한다.
필자가 최근에 시승한 차량은 제네시스 G80 스포트 2018년 모델로 3.3리터 V6 터보차저 엔진이 장착된 강력한 대형세단이다.
19인치 휠과 탄소섬유로 제작된 실내, 그리고 고급가죽과 독특한 스티어링휠이 채택된 G80 스포트 트림은 외관부터가 일반적인 G80 모델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365마력의 강력한 파워를 갖추고 있는 G80에는 스포티한 방식으로 튜닝된 8단 자동변속기와 더불어 현대가 제작한 HTRAC 4륜구동시스템이 장착되어 매우 완성도 높은 주행능력을 보여줬다.
6만 2천 달러의 가격대에서 시작되는 G80 스포트는 동급차량인 아우디 A6나 BMW 540i xDrive, 그리고 메르세데즈 벤츠 E 400 4Matic에 비해 4천 달러에서 8천 달러 가량 저렴한 편에 속하면서도 이들 차량들에 비해 적어도 25마력 이상 강한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격대비 가치가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역시 경쟁차종인 렉서스 GS 350 AWD의 경우에는 G80보다 가격이 낮을 뿐 아니라 출력도 낮으며 유독 재규어 XF S의 경우에는 가격이 비쌀 뿐 아니라 출력도 높다.
2018년 제네시스 G80은 개선된 적응형 서스펜션이 새롭게 장착되어 주행성능이 개선됐으며 바디콘트롤도 좋아졌다. 게다가 14.2인치의 디스크가 사용된 브레이크의 성능도 좋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주행모드는 Eco와 Normal, 그리고 Sport의 세 개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필자의 시승결과 일반 시내주행에서는 Normal이, 그리고 고속도로에서는 Sport가 적절한 것으로 간주된다.
G80 스포트의 가장 큰 단점을 들자면 지나치게 무겁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구체적으로 차체의 중량이 무려 2,120킬로그램에 달하는데 이는 BMW 540i xDrivedp 비해서 거의 300킬로그램이나 무거운 것이며 메르세데즈 벤츠의 E 400에 비해서도 250킬로그램이나 더 많이 나가는 수치이다.
물론 워낙 힘이 좋기 때문에 무거운 차체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주행능력을 보여줬지만 중량을 조금만 더 가볍게 했더라면 훨씬 더 우수한 달리기능력을 보여줬을 거라는 점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고급성만을 놓고 볼 때 G80은 동급의 그 어떤 차량보다도 뛰어나다. 실내공간은 매우 넓으며 현존하는 각종 최첨단 편의 및 안전 사양들이 즐비하게 제공되기 때문에 운전자는 즐거움과 안전, 그리고 안락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Brian Harper | FIRST STEER